Ⅰ. 서 론
최근 세계적으로 간편 소스류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요리에 대한 편의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에 부합하는 식자재이기 때문이다 (Botonaki and Mattas, 2010). 최근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 의해 간장, 고추장과 같은 1차적인 소스에 비해 여러 재료를 섞은 혼합형 소스 제품들에 대한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최근 5년간 소스류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2013년 9,263만 달러에서 2017년 1억 2,168만 달러로 31.4% 증가하였다 (MAFRA, 2018). 이는 ‘한식 (K-Food)’의 세계화가 진행되며 혼합형 소스를 통하여 쉽게 한식의 맛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혼합형 소스의 수출량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Nam et al., 2010).
한식을 대표하는 요리로는 불고기가 있는데, 이는 육류 문화가 발달한 국가에서도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m et al., 2013). 불고기는 한식을 대표하는 만큼 한국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혼합형 불고기 양념이 대중화되어 있는데, 해외에서도 ‘Korean BBQ sauce’로 수출이 활발하게 되고 있다 (MAFRA, 2018). 불고기 양념은 이취를 제거하고 불고기 특유의 맛을 부여하는 작용을 하는데 (Heo and Lee, 2017), 불고기 양념을 포함한 대부분의 소스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소스가 가진 특유의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Methven, 2012).
독특한 풍미를 지닌 건조 숙성 (dry-aging)육은 최근 고급 식육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건조숙성은 사후 경직이 완료된 식육을 일정 기간 약 4°C 조건에서 식육 표면을 노출한 상태로 숙성시키는 것으로,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의 소편화 (myofibrillar fragmentation)가 이루어져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게 되고 감칠맛이 증진된다 (Spanier et al., 1997). 특히 건조 숙성 중 특유의 풍미가 형성되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건조숙성육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된다 (Campbell et al., 2001). 그러나 건조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가식부위인 크러스트로 인하여 숙성 수율이 크게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하여 다른 식육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크러스트는 건조 숙성 과정에서 표면 경화에 따라 발생하는 부위로, 식육으로써 활용이 제한되어 있다 (Dashdorj et al., 2016). 그러나 표면의 수분 증발로 인하여 풍미 물질이 농축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가식부위로 이용하는 식육에 비해서 건조숙성 특유의 풍미가 강한 부위이기도 하다 (Park et al., 2020). 따라서 본 연구는 건조숙성 우육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크러스트를 첨가한 불고기 양념을 제조하고, 이의 품질 특성을 분석하여 크러스트의 풍미증진제로써의 활용성을 높이고자 한다.
Ⅱ. 재료 및 방법
크러스트를 얻기 위하여 우육 등심을 건조숙성하였다. 원료육은 3등급 육우 6개 도체에서 얻은 우육 등심 (Tobawoo, Korea)을 이용하였고, 동일한 길이 및 높이로 3등분하여 준비하였다. 준비한 우육 등심은 건조숙성고 (DA-45, Korea alesso, Korea)를 이용하여 숙성온도 4°C, 풍속 5±1 m/s, 습도 80±1%의 조건에서 4주간 숙성하였다. 건조숙성이 완료된 후 비가식부위인 크러스트를 건조숙성육의 최외각에서 약 0.3 cm 잘라내었고, 잘라낸 크러스트는 급속 냉동 냉장고 (TSE320GPD, Thermo Fisher Scientific, USA)를 이용하여 -80°C에서 24시간 냉동하였고, 이후 분말화 및 미생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동결건조기 (FD12008, Ilshin Bio Base, Korea)를 이용하여 -121°C 조건으로 24시간 동결건조하였다. 동결건조가 완료된 크러스트는 분쇄하여 분말화 하였고, 이를 -18°C에서 보관하며 실험에 이용하였다. 실험에 이용한 동결건조 크러스트 분말의 일반성분은 다음과 같다: 수분 4.66%, 지방 29.81%, 단백질 56.25%, 회분 2.77%.
불고기 양념은 Jung et al. (2015)의 제조방법을 참고하여 약간 변형한 뒤 제조하였다. 물 10%, 마늘 2.5%, 생강 0.3%를 hand blender (MQ 5135, Braun, Germany)를 이용하여 분쇄 및 혼합하였다. 다음으로 갈색 설탕 3.3%, 청주 1.7%, 참기름 0.8%, 후추가루 0.1%를 투입하여 hand blender를 이용하여 1분 30초간 혼합하였다. 이후 물 64.7%, 간장 16.6%를 투입한 뒤 2분간 혼합하여 불고기 양념을 제조하였다. 제조한 불고기 양념은 크러스트를 각각 0 (control), 3, 6, 9% 첨가한 뒤 충분히 혼합하였으며, 혼합된 처리구별 불고기양념을 18 mesh 망을 이용하여 걸러낸 뒤 4°C에 보관하며 실험에 이용하였다.
불고기 양념의 일반성분 측정은 AOAC (1990)의 방법에 의하여 측정하였다. 수분 함량과 조단백질 함량은 각각 105°C 상압가열 건조방법과 Kjedahl 방법을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조지방 함량과 회분 함량은 각각 Soxhlet 방법과 550°C 건조회화로 가열 방법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불고기 양념의 색도 측정은 사각 유리관에 불고기 양념을 채워 놓은 뒤 color reader (CR-10,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color reader의 표준색은 백색 표준 평판 (CIE L*: 97.83, CIE a*: -0.43, CIE b*: 1.98)을 이용하였다. 측정된 명도, 적색도, 황색도는 각각 L* (Lightness), a* (redness), b* (yellowness)로 나타냈다.
불고기 양념의 pH를 측정하기 위하여 시료 4 mL와 증류수 16 mL를 conical tube에 투입한 뒤 고속 균질기 (HMZ-20DN, Poolim Tech, Korea)를 이용하여 8,000 rpm에서 1분간 균질하였다. 균질된 시료는 pH 측정기 (S220, Mettler-Toledo, Switzerland)를 이용하여 pH를 측정하였다.
불고기 양념의 염도는 salinity meter (SB-2000 PRO, HM Digital,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측정된 값은 salinity (%)로 나타내었다.
불고기 양념의 처리구별 향미 주성분 분석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위하여 각각의 시료들을 electronic nose (Heracles Ⅱ, Alpha MOS, France)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20 mL sample vial에 시료를 1mL 투입하여 준비하였으며, 전자코 분석조건은 다음과 같다: Injection volume 5 mL; injection temperature 200°C; column temperature 51°C (10 s) to 260°C (4 s); detector temperature 260°C. 측정된 결과는 Alpha soft program (Alpha MOS, France)를 이용하여 주성분 분석을 실시하여 PCA plot으로 나타내었다.
처리구별 불고기 양념을 이용한 불고기를 제조하여 관능평가를 실시하였다. 불고기 원료육은 1등급 육우 우둔을 이용하였으며, 약 5 × 5 × 0.2 cm3 (가로 × 세로 × 높이) 크기로 잘라 준비하였다. 준비된 원료육과 처리구별 불고기 양념은 3:4 비율로 투입한 뒤, 4°C 에서 12시간 염장하였으며, 염장이 완료된 불고기는 80°C로 가열한 프라이팬을 이용하여 30초간 앞 뒷면을 가열하여 관능평가에 이용하였다. 가열된 불고기의 관능평가는 훈련된 14명의 패널 요원을 구성하여 각 처리구별로 색, 풍미, 조직감, 전체적 기호도를 평가하였다. 각 평가 항목에서 가장 열악한 품질은 1점으로 평가하였으며, 가장 우수한 품질은 10점으로 평가한 뒤, 그 평균치를 구하였다. 본 연구의 관능평가는 공주대학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인증을 받아 수행하였다 (KNU_IRB_2020-15).
Ⅲ. 결과 및 고찰
Table 1은 불고기 양념의 일반성분을 나타내었다. 수분함량과 회분함량은 처리구들간의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단백질함량과 지방함량은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유의적으로 상승하였다 (p<0.05). 이렇듯 소스에는 첨가되는 재료의 성분에 따라 일반성분이 변하게 되며, 식육 또는 식육 추출물 (분말)의 첨가는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 (Abdullah et al., 2018). 또한 Park et al. (2020)은 식육 추출물의 첨가로 인하여 브라운소스의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증가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크러스트 첨가량에 따른 불고기 양념의 일반성분 차이는 크러스트의 높은 단백질과 지방 함량으로 인하여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불고기 양념의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Fig. 1은 불고기 양념의 크러스트 첨가량에 따른 염도를 나타내었다. 모든 크러스트 첨가 처리구의 염도는 크러스트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 (0%; control)에 비해서 유의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내었다 (p<0.05).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제조한 불고기 양념의 염도에 영향을 주는 soy sauce의 비율이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염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불고기 양념과 같이 염지형태로 이용되는 양념류는 대부분 높은 염 함량을 지니고 있으며, 염장하여 가열하는 식품 또는 식육가공품에서의 높은 염분 섭취량에 대한 경각심이 대두되고 있다 (Desmond, 2006). 따라서 크러스트의 첨가는 불고기 양념의 높은 염분 함량을 상대적으로 낮추면서 감칠맛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Table 2는 크러스트 첨가량에 따른 불고기 양념의 색도와 pH를 나타내었다. 불고기 양념의 명도는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며, 적색도는 크러스트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 (0%; control)에 비해서 모든 크러스트 첨가 처리구들이 유의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내었다 (p<0.05). 황색도는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p<0.05). 불고기 양념의 색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간장은 맑은 적갈색을 띄는데 (Yokotsuka. 1986), 본 연구에서 제조한 불고기 양념의 크러스트 처리구별 색 차이는 높은 염농도를 가지고 있는 간장으로 인해 크러스트에서 염용성 단백질이 추출되어 불고기 양념의 명도, 적색도 및 황색도를 감소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와 유사하게 Park et al. (2020)은 소스 제품에 대한 식육 추출물의 첨가로 인하여 소스의 색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Traits | Crust | ||||
---|---|---|---|---|---|
0% (control) | 3% | 6% | 9% | ||
Color | CIE L* | 43.75±0.10a | 43.70±0.26a | 43.13±0.29b | 42.23±0.05c |
CIE a* | 4.43±0.26a | 0.73±0.05b | 0.65±0.10b | 0.53±0.05b | |
CIE b* | 6.70±0.18a | 4.20±0.08b | 3.53±0.05c | 3.28±0.10d |
Fig. 2는 크러스트 첨가량에 따른 불고기 양념의 pH를 나타내었으며, 크러스트 처리구별 불고기 양념의 pH는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내었고, 크러스트 9% 처리구의 경우 다른 처리구들에 비해서 유의적으로 가장 높은 pH를 나타내었다 (p<0.05). 본 연구와 유사하게 Lee et al. (2007)은 브라운 소스에서 첨가물이 지닌 pH에 따라 소스의 pH 또한 변하였다고 하였다. 이렇듯 염지액의 pH는 첨가물의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아 변화하고, 이는 염지육의 pH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Sebranek, 2009). 또한 크러스트의 첨가에 따라 pH가 상승한 것은 일반적으로 식품에서 염 함량이 높을수록 pH가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Feiner. 2006), 크러스트의 첨가량이 증가할수록 염 함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하여 pH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불고기 양념과 같은 염지액의 pH가 높을수록 염지 공정 중 불고기 원료육 또한 이의 영향을 받아 pH가 상승하게 되는데 (Jiménez-Colmenero et al. 2001), 원료육은 pH가 상승할수록 보수력 또한 상승하여 가열 시 육즙의 삼출을 막아 감량과 풍미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크러스트 첨가량에 따른 불고기 양념의 향미 차이를 분석하기 위하여 전자코 측정 결과에 따른 주성분 분석 (PCA)을 실시하였다 (Fig. 3). 주성분 분석 결과 PC1이 PC2에 비해서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므로, PC1의 차이로 인한 향미 차이 기여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크러스트 처리구별 향미 차이를 구분하면 대조구에 비해 크러스트 3% 처리구는 뚜렷하게 다른 향미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크러스트 6% 처리구 또한 대조구 및 크러스트 3% 처리구와 구분되는 향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육류 분말은 식육의 종류에 따라 특정한 풍미를 내는데, 대표적으로 식육 풍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스톡 (meat stock)이 있다 (Varavinit et al., 2000). 우육 또한 파우더 형태의 스톡 (beef stock powder)으로 요식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특히 gravy, soup, stew에 우육 풍미를 부여하기 위하여 사용된다 (Gasser, 1973). 따라서 분말화 시킨 크러스트는 스톡과 유사하게 불고기 양념에서 특유의 풍미를 부여하여 처리구별 풍미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Motono (2012)에 따르면 우육 분말은 감칠맛을 내는 IMP, MSG가 일정량 함유되어 있어 IMP, MSG를 대체하여 사용되기도 한다고 하였으며, 소스류 제품에도 감칠맛과 풍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들 성분이 일정량 첨가되는 것이 권장된다고 하였다.
크러스트 첨가량에 따른 처리구별 불고기 양념을 이용하여 염지한 불고기의 관능평가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다양한 식품에서 풍미 증진제는 첨가량이 과도할 경우 관능적 특성의 저하를 일으키게 되므로, 첨가량의 적정수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색도는 처리구들 간의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풍미, 조직감, 전체적 기호도는 크러스트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크러스트 9% 첨가 처리구의 경우 대조구에 비해서 색도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유의적으로 높은 평가를 나타내었다 (p<0.05). 색도 평가의 경우 불고기 양념 자체에 대한 CIE 색차계 분석결과와는 달리 불고기 염지 후에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염지 후 가열과정에서 육단백질의 열변성으로 인한 색도 변환이 가열 후 불고기 색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King and Whyte, 2006). 또한 크러스트 첨가에 따른 풍미 차이는 처리구별로 향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던 전자코 향미 주성분 분석 결과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소스 또는 염지액의 경우 풍미 증진을 위해서 풍미증진제를 첨가하는데 (Jinap and Hajeb, 2010), 본 연구에서 첨가한 크러스트 또한 9% 첨가수준에서 대조구에 비해서 풍미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므로, 불고기 양념에 대한 풍미증진제로써의 적절한 첨가량은 9%인 것으로 판단된다.
Ⅳ. 요 약
본 연구는 건조숙성 우육 등심에서 분리한 크러스트를 풍미증진제로써 활용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크러스트를 3-9% 첨가한 불고기 양념을 제조하고, 이의 품질 특성을 분석하였다. 불고기 양념에 대한 크러스트 첨가는 이화학적 특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긍정적인 결과로써 pH가 상승하고 풍미의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또한 불고기 관능평가에서는 색도를 제외한 풍미, 조직감, 전체적 기호도가 크러스트 첨가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높은 평가를 받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크러스트 9% 첨가 처리구는 대조구에 비해서 풍미, 조직감, 전체적 기호도에서 우수한 평가를 나타내었다. 따라서 풍미증진제로써 불고기 양념에 대한 크러스트의 최적 첨가량은 9%인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