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대표적인 동물성 지방인 돈지와 우지는 일반적으로 불포화지방산보다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것(Yang et al., 2007)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와 반대로 마지는 포화지방산보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으며 추출된 마유의 경우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피부 표피각화증, 그람양성세균에 대한 항균 및 항염증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로 인해 주로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Choi et al., 2014; Lee et al., 2013). 사람처럼 땀을 분비하여 온도를 조절하는 말의 지방에서 추출한 기름을 '마유'라 부르며, 마유는 linoleic acid, palmitoleic acid 등의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약 60% 정도로 사람피부의 지방산 조성과 비슷하다. 이러한 유사성으로 인해 사람피부조직으로의 침투 및 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다(Kim and Jang, 2022). 또한 사람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의 중요 성분인 palmitoleic acid 함량이 다른 동물성 유지보다 높아 항균, 항염 작용을 하여 피부를 보호(Kim, 2015)하고, ceramide 또한 중요 성분 중 하나로 지질층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보습력이 있어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Ahn and Oh, 2013). 최근 피부에 대한 마유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마유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제품화를 위한 가공공정 위주의 연구가 대부분이며, 마유를 사용하기 위한 기초적인 마유 추출공정과 마유의 이화학적 특성 등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Park et al., 2019).
라드와 같은 동물성 지방과 콩기름과 같은 식물성 지방 간의 물성이 크게 다른 이유는 지방의 구성분인 지방산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산의 탄소수,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 이중결합수가 지방의 물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실온에서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지방은 주로 고체로 존재하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지방은 액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즉, 포화지방산의 경우 단일결합만으로 이루어져 녹는점이 높아 상온에서 고체이며, 하나 이상의 이중결합으로 이루어진 불포화지방산의 경우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Kim et al., 2013). 다시 말해서, 다양한 지방산들은 각각 고유의 녹는점(융점, melting point)이 있기 때문에 외부 온도에 따라 물성이 달라진다.
특히 마유는 다른 동물성 유지보다 불포화 지방산 조성비가 높아 상대적으로 온도에 따라 쉽게 고체상에서 액체상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제품의 품질(물성, 지방산패, 위생 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Kim and Yoon, 2020), 지방산의 조성비를 조절하여 외부환경에 의한 지방의 물성변화를 통제하는 것과 같은 방법을 통해 제품의 안정성을 보다 높일 수 있다.
분별(fractionation)은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혼합되어 있는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주로 특정 성분의 영양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이용되며, 유지를 분리하는 방법으로는 온도에 따른 녹는점과 용매에 대한 용해도를 이용한 결정화법 및 증류법, 크로마토그래피 등이 있다(Fontell et al., 1960). 저온 결정화법은 winterization과 동일한 원리로 이루어지나, 최종 목적이 다르다. Winterization은 일반 식용유지를 저온에서 저장하면서 높은 녹는점을 갖는 고체지방을 제거하여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고, 저온결정화법은 분리하고자 하는 유지의 결정핵을 모두 소거한 후 냉각시키면서 결정을 형성시켜 슬러리 상태로 만든 후, 고체상과 액체상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결정의 형성이 지방산 조성, 온도, 시간, 교반 속도에 따라 결정이 생성된다(Deffense, 2000; Jeong et al., 1997).
본 연구에서는 물을 추출용매로 하는 열수추출법을 이용하여 마유를 추출하였으며, 불포화지방산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 저온결정화법을 이용하여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을 분리하고, 이에 대한 이화학적 특성을 관찰하여 마유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함과 동시에 마유의 산업적 활용도를 보다 높이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마지는 제주지역의 말목장에서 도축 및 발골 후 진공 포장된 것을 구매하여 –20°C 냉동고에서 보관하며 시료로 사용하였다.
마유의 제조는 전처리, 추출, 정제(탈검, 탈산, 수세, 여과) 공정 순으로 진행하였다(Fig. 1). 추출 전 증류수와 마지를 1:1 무게비율로 혼합 후 분쇄기(HMF-3600TG, HANIL, Bucheon, Korea)를 사용하여 분쇄하였다. 증류수와 함께 분쇄된 마지는 가열교반기(MSH-20D, DAIHAN Scientific CO., Ltd, Wonju, Korea)를 사용하여 90±2°C에서 1시간 동안 열수추출하였다. 추출 후 분별 깔때기와 거즈를 이용하여 마유와 증류수를 1차 분리 후 분리한 유지를 2,399 × g, 25°C, 10분 동안 원심분리하여 상등액을 취하여 2차 분리하였다. 탈검공정을 위해 추출된 마유 중량의 2%의 증류수를 첨가한 후 가열교반기를 사용하여 50°C, 600 rpm에서 1시간 중탕하였다. 탈산공정을 위해 2,399 × g, 25°C, 15분 동안 원심분리하여 상등액을 취한 후 탈검한 마유 중량의 1%의 3 M NaOH 수용액을 마유에 첨가하여 가열교반기를 사용하여 50°C, 300 rpm에서 30분 동안 중탕하였다. 그 후 2,399 × g, 25°C, 15분 동안 원심분리하여 상등액을 취했다. 탈산한 마유의 수세를 위해 마유 중량과 같은 양의 끓인 증류수를 첨가하여 가열교반기를 사용하여 450 rpm으로 30분 동안 교반하면서 수세하였다. 마지막으로 2,399 × g, 25°C, 15분 동안 원심분리를 하고 상등액만을 취하여 정제 마유를 제조하였다.
마유의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결정화 분리는 Lee 등(2012)의 연구를 참고하여 일반적으로 동물성 지방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는 oleic acid (C18:1n9c)를 분리하기 위하여 oleic acid의 녹는점인 15°C(Knothe and Dunn, 2009)에서 결정화 분리를 진행하였다. 마유의 분리는 Zaliha 등(2004)의 방법을 본 연구에 맞게 일부 변형하였다. 정제된 마유를 1시간동안 70°C에서 결정핵을 완전히 소거시킨 후 15°C로 설정된 저온항온순환수조(RW3-2035, JEIOTECH, Daejeon, Korea)에서 교반시키며, 전자온도계(CENTER 301 type K thermometer, CENTER, New Taipei City, Taiwan)를 사용하여 마유의 중심 온도가 15°C가 된 후 30분간 안정화시켰다. 그 후 고체상과 액체상이 공존하는 슬러리 상의 마유를 진공펌프(WOB-L® 2546C-10, WELCH, Furstenfeldbruck, Germany)와 진공여과장치를 사용하여 분리된 고체상을 취하고, 분리된 액체상은 2,399 × g, 15°C, 15분 동안 원심분리하여 얻어진 상등액만을 취하여 시료로 사용하였다.
고체상과 액체상으로 분리된 마유는 운점 측정을 위해 130°C까지 가열한 마유를 교반기의 온도센서를 이용하여 시간과 온도를 기록하여 냉각곡선을 작성하였다. 운점은 AOCS official method Cc6-25 (AOCS, 1990)에 따라 마유를 130°C까지 가열하여 결정핵을 완전히 소거시킨 후 15°C에서 교반기(MSH-20D, DAIHAN Scientific CO., Ltd, Wonju, Korea)를 이용하여 교반하며 결정화가 시작되는 온도를 측정하였다. 결정화 시작점은 비커를 수평으로 보았을 때 온도계가 보이지 않는 시점으로 하였다.
마유 0.3 g을 chloroform 15 mL에 용해한 후 Wijs 시액 25 mL를 넣고 혼합한 후 30분간 암소에 방치하였다. 그 후 1 N potassium iodine 용액 20 mL와 증류수 100 mL를 첨가하여 섞은 후 0.1 N sodium thiosulfate 용액으로 무색이 될 때까지 적정하였으며, 3회 반복하여 평균값으로 산출하였다.
a : 검체에 대한 0.1 N sodium thiosulfate 적정소비량(mL)
b : 공시험에 대한 0.1 N sodium thiosulfate 적정소비량(mL)
S : 검체의 채취량(g)
f : 0.1 N sodium thiosulfate 역가
정제 마유로부터 분리된 고체상과 액체상의 흡열·발열 피크, 결정화 온도 등과 같은 열적 특성은 Zaliha 등(2004)의 방법을 일부 변형하여 DSC Q20 (TA Instruments, New Castle, DE, USA)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마유를 70°C에서 10분간 유지하여 결정핵을 완전히 소거시킨 후 –40°C까지 5°C/min의 속도로 냉각시킨 후 –40°C에서 10분간 유지시켰으며, 이후 70°C까지 5°C/min의 속도로 가온하여 냉각과 가열 과정 동안에 발생하는 열적 특성에 대해 관찰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운점은 유지의 결정핵을 모두 소거시킨 후 냉각시켜 결정화가 시작되는 시점을 말한다. 각각의 지방산들은 고유의 녹는점을 가지고 있으며(Kim and Yoon, 2020), 일반적으로 포화지방산의 녹는점은 불포화지방산에 비해 높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결정화가 시작되는 온도가 각각 달라져 유지에 구성되어 있는 전체적인 지방산 조성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분리 전 마유와 결정화법에 의해 고체상과 액체상으로 분리된 마유의 냉각곡선과 운점(Fig. 2)을 측정하여 분리 전후의 변화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냉각곡선에서는 분리 전후에 따른 지방산 조성 변화에 관계없이 유사한 결과를 보여 운점 측정 시에 냉각속도 차이에 의한 오차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분리 전 운점은 25.6°C, 분리 후의 액체상과 고체상은 각각 7.6°C, 29.4°C의 결과를 나타내었다. 분리 전을 기준으로 분리 후의 포화지방산은 운점이 높아지고, 불포화지방산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정화 분리 전후 운점의 변화로 인해 마유의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분리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와 같이 온도를 이용하여 지방산을 분리한다면 palmitoleic acid와 같은 마유의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의 순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더 높은 순도의 분리를 위해선 15°C 이외의 여러 가지 온도에서 결정화 분리하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Dogan과 Temur(2013)는 winterization 공정을 통해 우지의 포화지방산 함량은 86.91%에서 73.38%로 감소하였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12.00%에서 19.95%로 증가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분별 또는 winterization 등의 방법을 통해 동물성 지방의 불포화지방산 순도를 높이는 것은 불포화지방산이 지니는 이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정화 분리에 따른 불포화도의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결정화 분리 전과 후의 액체상과 고체상의 요오드가를 각각 측정하였다.
분리 전 마유의 요오드값은 68.41±1.58로 측정되었다(Fig. 3). 분리된 액체상의 마유는 유의적으로 가장 높은 요오드값(72.19±1.14)을 나타내었으며(p<0.05), 분리 후 고체상의 마유는 59.33±0.91의 값으로 가장 낮은 요오드값을 나타내었다(p<0.05). 본 연구에서는 불포화지방산 중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녹는점을 가진 oleic acid를 분리하기 위해 15°C에서 결정화 분리를 진행하였다. 분리 전과 후의 액체상과 고체상의 요오드값이 유의적으로 차이를 보여 분리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보다 높은 순도를 위해서는 반복 횟수를 늘리거나 더 낮은 온도에서 분리를 하는 것과 같은 공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Li 등(2022)은 우지의 분별 온도가 낮아질수록 요오드가는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24°C에서 분별한 우지(51.97±0.67)는 초기(41.97±1.95)에 비해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증가하였음을 확인하였다. Kim 등(2016)은 고등어 부산물을 정제한 후 –70°C에서 냉침하여 기능성 불포화지방산인 docosahexaenoic acid (DHA)와 eicosapentaenoic acid (EPA)의 순도를 높였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마유 또한 그에 알맞은 온도를 설정하여 결정화 분리를 한다면 palmitoleic acid, linolenic acid 등과 같은 기능성 불포화지방산들을 보다 높은 순도로 수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정화법에 의해 분리된 마유의 DSC에 의한 열분석 그래프는 Fig. 4에 나타내었다. 분리 전 냉각 열분석 결과 발열피크가 2개 나타났으며, 각각 14.59°C, –0.11°C의 온도에서 관찰되었다(Fig. 4A). 분리 후 액체상의 냉각 열분석 결과에서는 –2.11°C에서만 하나의 발열피크가 나타났으며, 고체상의 경우 21.95°C, 2.55°C로 2개의 발열피크가 나타났다. 이들 중 결정화 온도는 –2.11°C로 분리 후 액체상의 마유가 가장 낮았으며, 분리 전과 분리 후 고체상의 마유 순으로 낮은 결정화 온도를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분리 후 액체상, 분리 전, 분리 후 고체상의 순서로 각각 –0.58°C, 2.33°C, 25.03°C의 값으로 분리 후 액체상의 결정화 시작 온도가 가장 낮고, 분리 후 고체상의 결정화 시작 온도가 가장 높은 결과를 보였다. 결정화를 위한 열량은 이와는 반대로 24.82 J/g으로 분리 후 액체상이 가장 낮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으며, 분리 후 고체상의 경우 55.39 J/g으로 가장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마유의 가열 열분석 결과, 분리 전과 분리 후 고체상에서는 3개의 흡열피크가 확인되었으며, 분리 후 액체상의 경우 2개의 흡열피크가 관찰되었다(Fig. 4B). 분리 전과 분리 후 고체상의 경우 분리 후 액체상의 흡열피크와 유사한 온도범위에서 2개의 피크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Zaliha 등(2004)의 연구 결과에서 보이듯이 분리 도중 고체상의 결정구조에 상대적으로 녹는점이 더 낮은 액체상의 지방산이 가두어져 유사한 피크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분리 전, 분리 후 액체상, 분리 후 고체상의 공통점인 부분을 제외하면 분리 전 마유의 녹는점은 21.80°C이며, 분리 후 고체상의 녹는점은 39.54°C로 가장 높은 온도를 나타내었다. 녹기 위해 필요한 총 에너지의 양은 분리 후 고체상의 마유가 95.10 J/g으로 가장 높은 값을 보였으며, 분리 전과 분리 후 액체상의 필요 에너지는 각각 55.99, 59.35 J/g으로 분리 후 액체상의 필요 에너지 양이 조금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화 분리 후 액체상의 마유는 낮은 결정화 온도와 녹는점을 나타내었고, 이와는 반대로 분리 후 고체상의 마유는 높은 결정화 온도와 녹는점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Ⅳ. 요 약
본 연구에서는 마유의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분리하기 위하여 저온결정화법을 이용하였으며, 분리 전과 분리 후의 액체상과 고체상에 대한 냉각곡선, 운점(cloud point), 요오드가, 열적 특성 등을 확인하여 결정화 분리 전후의 특성 변화를 관찰하였다. 마유의 냉각곡선의 경우, 결정화 분리 전과 후에 관계없이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반면, 운점은 분리 전 마유(25.6°C)에 비해 분리 후 액체상(7.6°C)은 낮아지고, 고체상(29.4°C)은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요오드가의 경우, 결정화 분리 후의 액체상에서 가장 높은 값(72.19)을 보였다. 시차주사열량(DSC)에 의한 열 분석 결과에서는 결정화 분리 전 마유에 비해 분리 후 액체상에서 더 낮은 온도의 발열 및 흡열 피크가 나타났으며, 고체상의 경우 보다 높은 온도에서 발열 및 흡열 피크가 관찰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향후 마유를 활용한 식품 및 화장품 개발에 있어서 기능성 불포화지방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순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